삶을 마감하는 시(絶命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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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매천황현선생기념사업회 댓글 0건 조회 121회 작성일24-07-29 15:18본문
亂離滾到白頭年 난리를 겪다 보니 백발의 나이가 되었구나
幾合捐生却未捐 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今日眞成無可奈 이제는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게 되었구나
輝輝風燭照蒼天 가물거리는 촛불이 푸른 하늘을 비추네
妖氣掩翳帝星移 요망한 기운에 가려 임금자리 옮겨지더니
九闕沈沈晝遲遲 구중궁궐은 침침하여 햇살도 더디구나
詔勅從今無復有 이제부터 조칙을 받을 길이 없으니
琳琅一紙淚千絲 옥같이 아름다웠던 조서에 천가닥 눈물이 흐르는구나
鳥獸哀鳴海嶽瀕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沈淪 무궁화 나라는 이미 사라졌구나
秋燈掩券懷千古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옛일 돌이켜보니
難作人間識字人 문자나 안다는 사람 인간되기 어렵구나
曾無支厦半椽功 일찍이 나라를 위해 한 일이 조금도 없는 내가
只是成仁不是忠 다만 인(仁)을 이룰 뿐이니 이것을 충이라 할 수 있는가
止竟僅能追尹穀 겨우 송나라 윤곡(尹穀)처럼 자결할 뿐이다
當時愧不躡陳東 송나라의 진동(陳東)처럼 의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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